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친환경 인증받았으나 관리는 엉망
국내 처음으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경기도 남양주시내 농가는 인접한 포천에서 금지 약품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그러나 해당 농장주는 “(이 약품을) 동물약품 판매업체 수의사에게 물어보고 이상이 없다고 해서 샀다”고 진술하는 반면 수의사는 “처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 축산당국은 약품 판매업체가 있는 포천지역이 국내 최대 닭 산지인 만큼 금지 약품을 사용한 농가가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15일 경기도와 남양주시 등에 따르면 이번에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Fipronil)이 검출된 남양주 농가는 지난 6일 닭 진드기를 없애고자 포천시에 있는 A업체에서 약품을 구매해 사용했다.
유럽에서 피프로닐이 문제가 되자 남양주시가 지난달 31일 시내 닭 농가에 진드기 구제용 ‘와구프리블루’를 지원했는데도 이 농가는 자체적으로 구매한 약품을 닭에 살포했다.
경기도 축산당국이 조사에 나서자 해당 농장주는 “A업체 수의사에게 계란에 잔류하는지 물어보고 이상이 없다고 해 구매해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수의사는 “닭에는 사용할 수 없는 약인데 살충제를 처방해 줬겠냐”며 농장주의 주장을 부인했다.
더욱이 A업체가 있는 포천지역은 국내 최대 닭 산지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산란계는 65개 농장에서 80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계란 생산량은 전국 10%를 차지한다.
축산당국은 허가받은 진드기 구제약품에 내성이 생겨 해당 농장주가 더 강한 약품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A업체에서 금지약품을 구매한 산란계 농장이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에 피프로닐이 검출된 농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위탁한 사설기관인 B업체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그런데도 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는 피프로닐이 국제 기준치보다 0.02㎎/㎏을 초과한 0.0363㎎/㎏이 검출됐다.
B업체는 2015년 부실인증으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친환경 인증제도에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편 남양주시는 15일 피프로닐 문제가 불거지자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피프로닐이 검출돼 회수된 계란을 전량 폐기하도록 했다.
또 시내 양계장의 진드기 발생 여부, 살충제 사용 여부 등을 전수 조사하는 한편 16일부터 어린이집의 계란 급식을 중단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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