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이전 앞두고 인력이탈 ‘심각’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이전 앞두고 인력이탈 ‘심각’

입력 2017-02-07 09:13
수정 2017-02-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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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추가 이탈시 운용역 200명에 그쳐…정원 77% 수준공단 이사장도 공석…545조 국민 노후자금 운용 비상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라북도 전주로 이전을 앞두고 잇따른 인력 이탈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운용역 8명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25∼28일 전주 이전을 전후로 20명 안팎의 운용역이 기금운용본부를 그만둘 예정이다.

지난해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운용역 28명까지 포함하면 약 1년 만에 운용 인력이 50명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기금운용본부 전체 직원 291명 가운데 운용직 직원은 223명으로 파악된다.

20명 안팎이 추가로 그만두면 운용직 직원은 정원 260명의 77% 수준인 200명 안팎에 그치게 된다.

게다가 주식·채권·대체투자·해외증권·해외대체투자·운용전략·운용지원실과 리스크센터의 책임자인 8명의 실장(센터장 포함)급 임원 가운데 6명은 보직을 맡은 지 1년도 채 안 됐다. 기존 실장의 퇴사로 자리를 맡았기 때문이다.

‘최순실 사태’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까지 구속된 최악의 상황이다. 여기에 운용 인력마저 대폭 줄면 545조원(이하 작년 11월 말 기준)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금 운용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의 위기는 결국 국가적 위기라는 지적까지도 나온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액은 전체 운용기금의 18.2% 수준인 99조원에 달한다.

매년 쌓이는 기금이 50조원인데 포트폴리오 비중을 고려하면 기금운용본부가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 자금은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의 대규모 이탈은 막대한 자금운용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우려를 키워왔다.

실제 지난달 25일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서도 기금운용본부의 인력이탈 문제가 핵심 안건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애초 이번 회의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논란이 된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 행사 절차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으나 이에 대한 논의는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는 귀띔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직원 숙소 운영과 이주비 지급 등 직원 처우 개선과 신규 운용역 추가 채용 등을 통해 국민 노후자금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주 이전 후 6개월 안에 계약이 끝나는 인력만 50명에 달하는 등 자본시장 출신의 전문 계약직 신분인 기금운용본부 운용 인력의 이탈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족의 생활 터전인 서울을 당장 떠날 여건이 안 돼 직원 대부분이 혼자 전주로 내려가야 한다”며 “연봉도 민간 펀드매니저의 60% 수준밖에 안 돼 이직을 검토하는 운용역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사장 공석은 직무대행이 있어서 기금운용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직원 이탈 최소화와 남은 인력의 안정적 업무 수행을 위해 관계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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