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10살 임신부 낙태 놓고 국내외 논란 가열

파라과이 10살 임신부 낙태 놓고 국내외 논란 가열

입력 2015-05-12 15:33
수정 2015-05-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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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에서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으로 임신한 10살 소녀의 낙태 허용 여부를 놓고 국내외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낙태 불허 결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은 물론 자국 내 반발이 잇따르고 있지만, 파라과이 정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파라과이 정부 당국의 결정은 소녀의 생명, 건강, 교육에 관한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경제적, 사회적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AI) 과달루페 마렝고 미주 국장도 “10살 소녀가 더 큰 고통을 받지 않도록 낙태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해야한다”고 촉구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산모 사망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15세 이하 청소년이며,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출산이다.

지난 9일 이 소녀의 의부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고 모친도 방조 혐의로 여성 전용 교도소에 수감됐으나, 강한 처벌과 낙태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은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인접한 국경 도시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서도 청소년 성학대 등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 사는 한 17세 소녀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9세부터 14세까지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당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전에도 이런 시위가 있었다면 나도 더 빨리 사실을 털어놓고 더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도시에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는 브리테스 데 멘도사는 “또 다른 12살 소녀가 지난달 출산해 아기와 함께 쉼터에 있다”며 “다른 아이들이 나가서 놀 때 아이 엄마도 놀고 싶어한다. 엄마 또한 어린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파라과이 정부는 산모의 생명이 명백하게 위험할 때만 낙태를 허용할 수 있다는 현행법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안토니오 바리오스 보건부 장관은 현지 언론 ‘아베세’와의 인터뷰에서 “낙태는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면서 “임신한 소녀는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오 히메네스 파라과이 주교회의장도 “ 낙태를 합법화, 여전히 임신 상태인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낙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 소녀는 현재 임신 23주차이며, 의부는 성폭행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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