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병원의 극단적 성비…‘콧수염 男의사 > 女의사’

미 대학병원의 극단적 성비…‘콧수염 男의사 > 女의사’

입력 2015-12-18 09:38
수정 2015-12-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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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고위직 의사의 극단적인 남녀 성비를 보여주는 자료가 나와 흥미를 끈다.

미국 N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매킨지 웨너 박사팀은 미국 각 대학 병원의 고위직 여의사 비율이 낮다는 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는 미국 50개 대학 병원 고위직 의사 1천18명을 대상으로 콧수염 기른 사람을 살폈다.

남자 중에서도 콧수염을 기르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인 병원 고위직은 병원장 또는 각 진료과장이다.

수치를 집계했더니 고위직 여성 의사의 수는 콧수염 남성 의사보다도 적었다.

고위직에 있는 여의사는 전체 13%(137명)에 그친 데 반해 콧수염을 기른 고위직 남자 의사는 19%(190명)로 나타났다.

고위직 여의사의 비율이 남성보다 월등히 낮은 상황에서 남성 중에서도 소수인 콧수염을 기른 이들보다도 더 적은 것이다.

여의사의 고위직 비율이 20%를 넘은 전문 분야는 산부인과, 소아과, 피부과, 가정의학, 응급의학과 등 5개뿐이었다.

이에 반해 콧수염 남자 의사가 고위직 20%를 차지한 분야는 10개가 넘었고, 특히 정신과, 병리학과, 마취학과 3개 분야에서는 ‘짙은’ 콧수염을 기른 남자 의사들이 과장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콧수염 남자 의사에 대한 여의사의 비율을 ‘콧수염 지수’라고 이름 붙이고 현재 0.72(137/190)에 불과한 수치를 1 이상으로 올릴 수 있도록 각 대학병원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치를 올리려면 남자 의사들에게 콧수염을 깎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지침은 차별적이며 되레 조직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면서 여의사를 고위직에 임명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 의대생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이지만, 의대 여자 교수의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대학병원 고위직에서의 극단적인 성비 불균형은 평등에 대한 도덕적인 논쟁을 촉발하고, ‘실력’이라는 관점에서도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자 의사를 고위직에 많이 앉힌 병원일수록 더 나은 치료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을 의료계에서도 잘 알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전날 출간된 영국의학저널 성탄절 특별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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