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스포츠 스타에 돈주고 애국심 고취해 물의

미군, 스포츠 스타에 돈주고 애국심 고취해 물의

입력 2015-11-05 10:27
수정 2015-11-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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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대 분위기 확산 위해 NFL, NBA 스타 동원

미군이 재입대 분위기 확산 등 애국심을 고취하려고 스포츠 스타들에게 거액을 주고 무리한 스포츠 마케팅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4일(현지시간)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3년 동안 미국 프로 풋볼 (NFL) 소속 18개 팀, 미국프로야구(MLB) 10개 팀, 미국프로농구(NBA) 8개 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6개 팀, 미국 프로축구(MLS) 리그 8개 팀 등을 동원해 유명 선수들이 군 행사 등에 깜짝 출현하는 방식으로 애국심을 호소하고 재입대 분위기를 띄우는 등의 이벤트를 했다.

이 대가로 이들 팀은 국방부로부터 680만 달러(77억 원)들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이 합동으로 발표한 ‘돈 받고 애국심 호소하기’ (Tackling Paid Patriotism)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보고서는 스포츠 스타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준다.

스포츠 스타들은 경기에 앞서 전사한 장병의 전과와 희생을 되살리는 발언을 하거나 군 행사에 갑자기 나타나 깜짝쇼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식축구 시애틀 시호크팀은 경기 직전 행사를 통해 제대를 눈앞에 둔 10명의 현역 병사가 재입대하도록 유도해 거액을 챙겼다.

심지어 프로축구 LA 갤럭시는 지난 2012년 공군 행사에 참석해 고위 장교들을 알아맞히는 이벤트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행사에 동원된 스타들에 대한 예우도 특별했다. 로열석은 물론이고 투숙한 호텔 방의 등급도 고급으로 받았다. 매케인 위원장은 재입대를 늘이고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경기 흥행업자들과 선수들이 애국심을 미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매케인은 “선수들이나 이들이 소속된 팀들이 돈을 받지 않고 남녀 장병을 위로하고 영예를 더 높이는 일을 해주었으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와 해당 팀들은 이런 관행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NFL 측은 관련 행사에 돈을 계속 받았는지를 감사 중이라고 전했다.

로저 굿델 NFL 사무총장은 두 의원에 대한 서한에서 “부적절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전액 돌려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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