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32년 교정행정 귀감
“교도관은 재소자들과 함께 ‘반(半)징역’을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동료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박노영 공주교도소 교위](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05/15/SSI_20120515185901.jpg)
![박노영 공주교도소 교위](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05/15/SSI_20120515185901.jpg)
박노영 공주교도소 교위
박 교위가 교정공무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대학 시절 봉사활동의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법원에서 위탁받은 비행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심리검사, 환경조사 등을 수행하는 소년분류심사원(옛 소년감별소)에서 범법자의 길로 들어선 청소년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교정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부분의 비행 청소년들이 결손 가정인 경우가 많았지만, 조금만 정을 베풀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청년 시절의 박 교위는 교정직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1980년부터 시작한 교도관 생활이 벌써 32년째. 지금도 그는 적극적인 상담과 교정사고 방지 활동으로 수용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일상적인 교정업무 외에도 적극적으로 교정행정을 펼쳐 귀감이 됐다.
특히 그가 지난해 공주교도소 직업훈련과에 근무하며 신제품으로 내놓은 ‘사군자 램프’는 큰 인기를 끌었다. 사군자가 그려진 이 램프는 디자인에서 제작까지 교도관과 재소자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었다. 일선 공공기관은 물론 국무총리실에도 납품되는 등 그해 제품 판매로 공주교도소는 6254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박 교위는 “총리실까지 납품됐다는 소식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도소 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것도 박 교위의 몫이다. 지난해 여름 큰비로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된장과 고추장을 만드는 교도소 내 장류작업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 그는 수입 고추를 공수하는 방법을 찾아 1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기도 했다. 또 공주교도소 인근 진입로를 개설하기 위해 시청과 시의회 등을 일일이 찾아가 “재소자들이 가족들을 접견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범죄를 예방하고 재소자들을 교화하는 길”이라며 공무원과 시의원들을 설득해 예산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지역사회 봉사단체인 ‘한울회’의 일원으로 불우 수용자 가족과 독거 노인, 장애인 등을 적극적으로 돕고, 형편이 어려운 동료 직원들을 위한 모금운동도 주도적으로 펴고 있다.
안석·홍인기기자 ccto@seoul.co.kr
2012-05-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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