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요구로 회동장소·시간 비공개…취재진 ‘숨바꼭질’ 소동합의문 외 비공개…마포 음식점서 차 마시며 독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15일 긴급 회동은 ‘007 첩보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두 사람의 이날 회동은 안 전 대표가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만남을 제안한 뒤 약 5시간 뒤인 이날 오후 문 대표측 김성수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동을 추진중이라고 밝히면서 공식화됐다.
당초 문 대표측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진행하고 이를 기자들에게 알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측이 비공개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구체적 장소와 시간은 철저한 보안에 붙여졌다.
국정감사 일정으로 연평도를 방문했던 문 대표가 오후 4시30분께 서울에 도착한 지 얼마 안돼 국회에서 보건복지위 국감을 소화하던 안 전 대표도 국감장을 떠났다.
이후 각 언론사 취재진이 두 사람이 과거 만났던 시내 음식점이나 호텔 등을 샅샅이 뒤지며 숨바꼭질이 이어졌지만, 오후 8시께 “회동이 조금 전 종료됐다”는 공지 메시지가 전달될 때까지 끝내 회동 장소는 베일을 벗지 않았다.
이날 회동 장소는 마포의 한 레스토랑으로, 두 사람은 저녁 대신 차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배석자는 없었지만 문 대표측 윤건영 정무특보, 이태규 정책 네트워크 내일 부소장 등 양측 참모 1명씩이 식당에서 대기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회동이 마무리된 뒤 두 사람을 불러 합의 내용을 불러줬으며, 이 과정에서 미세한 문구 조율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 합의내용은 다시 김 대변인에게 전달돼 8시25분께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회동이 1시간20분간 진행됐다는 것도 이 때 알려졌다.
김 대변인이 “내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합의문을 제외하면 회동의 전모는 극비에 부쳐졌다. 장소에 대해 김 대변인도 “외부라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어디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이 이처럼 철저히 비공개에 붙여진데는 그동안 만남의 ‘뒤끝’이 좋지 않았던 사례가 반복돼온데 따른 ‘학습효과’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사안을 두고 만나는 만큼 깊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기 위해 비공개로 회동하자는 데 양측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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