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생활 확대 재생산·비방전이 자살 충동 부추겨
5월 7일-“이러다 송지선 자살하는 거 아냐?”5월 23일-“헉, 진짜 자살했네.”
![23일 오후 MBC 스포츠플러스 송지선 아나운서가 투신 자살한 서울 서초동 R오피스텔의 모습. 주차장 입구 위에 설치된 투명·철제 구조물이 충격으로 부서져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5/23/SSI_20110523182223.jpg)
연합뉴스
![23일 오후 MBC 스포츠플러스 송지선 아나운서가 투신 자살한 서울 서초동 R오피스텔의 모습. 주차장 입구 위에 설치된 투명·철제 구조물이 충격으로 부서져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5/23/SSI_20110523182223.jpg)
23일 오후 MBC 스포츠플러스 송지선 아나운서가 투신 자살한 서울 서초동 R오피스텔의 모습. 주차장 입구 위에 설치된 투명·철제 구조물이 충격으로 부서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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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5/24/SSI_201105240148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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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송씨가 소속된 언론사에 사원의 정신건강에 대해 관리·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MBC 스포츠플러스는 최근 물의를 일으킨 송씨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로 받는 충격은 오프라인 상황보다 훨씬 심하고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상대방과 얼굴을 맞댔을 때보다 훨씬 더 과격해지고 잔인한 폭력성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무심코 길을 가다가도 저 사람이 날 비난할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송씨의 대인공포증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들춰내기에만 열중돼 있는 것 같아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성숙한 누리꾼 의식을 갖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의 악성 댓글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지적했다. 개인 사생활이 한번 유포되기 시작하면 인터넷을 통해 ‘폭주기관차’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급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누리꾼들의 지나친 호기심이 사회적 간접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면서 “인터넷상에서 공론화할 문제인지, 보호해야 할 사적인 영역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씨의 자살이 예고된 것이었음에도 막지 못한 것과 관련, 사회나 주변인들이 선제적 조치를 하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상훈 생명의전화 원장은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인들이나 누리꾼들은 송씨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보호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동현·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1-05-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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