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령이다. 사군자의 하나로 선비의 절개를 상징한다. 그래서 옛 선비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꽃이다. 인내심과 강인한 생명력도 자랑한다.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고귀함, 건강도 상징해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상징 꽃과 나무로 매화를 지정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는 음력 5월은 매천(梅天)이라고도 부른다. 매실이 익을 무렵의 비 오는 하늘이라는 뜻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장맛비를 매우(梅雨)라고도 한다.
설중매(雪中梅)는 겨울이 끝나지 않은, 때이른 봄눈을 맞으며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다. 봄을 시샘하는 차가운 눈발을 견뎌내며 홀로 피는 꽃이어서 특히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의 소재로 등장한다. 1908년 구연학이 번안하여 출간한 설중매라는 신소설이 있었다. 1886년 일본의 스에히로 뎃초가 발표한 정치소설을 당시의 조선정치 현실에 빗대어서 출판한 작품이다. 1976년에는 설중매라는 영화가, 1984년에는 드라마가 각각 제작됐다.
매화는 사람들에게 사계절 기쁨을 안긴다. 설중매는 생명체의 위대함을 웅변으로 보여준다. 춘삼월 매화꽃은 그 꽃내음에 취해 혼몽하게 한다. 6월에는 농부들이 매화 열매 매실을 수확한다. 특히 최근 들어 참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매실즙·장아찌 등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애주가들이 숙취 해소를 위해 많이 찾아 인기는 점점 오르고 있다. 공해물질 해독에도 좋다고 알려지면서 매화 재배면적도 늘고 있다.
막바지 꽃샘추위 속에 전국 최대의 매화재배단지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 매화꽃바다를 이루었다. 26일 섬진강변 매화마을로 가는 길은 하루종일 전국에서 몰려든 자동차들로 수㎞나 메워져 있었다. 매화마을에는 50여년 전부터 밤나무 대신 100만㎡가 넘는 밭에 매화나무 수십만 그루가 심어졌다. 부근 산마을들도 온통 매화천지다. 1997년부터 매년 3월이면 매화축제가 열린다. 100만명의 인파가 한적한 남도 마을로 몰려든다.
섬진마을로도 불리는 매화마을은 드넓은 섬진강 은빛 백사장과 어울려 운취를 더한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는 한가로움을 선사한다. 매화꽃밭 사잇길에서는 도시인들이 매화향기에 취해 시간가는 것을 잊어버린다. 섬진강 물길이 빚어놓은 백사장은 시간이 1960년대쯤에 멈추어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백사장에서 쪼그려 앉아 손 한번 씻고, 모래성을 쌓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설중매(雪中梅)는 겨울이 끝나지 않은, 때이른 봄눈을 맞으며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다. 봄을 시샘하는 차가운 눈발을 견뎌내며 홀로 피는 꽃이어서 특히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의 소재로 등장한다. 1908년 구연학이 번안하여 출간한 설중매라는 신소설이 있었다. 1886년 일본의 스에히로 뎃초가 발표한 정치소설을 당시의 조선정치 현실에 빗대어서 출판한 작품이다. 1976년에는 설중매라는 영화가, 1984년에는 드라마가 각각 제작됐다.
매화는 사람들에게 사계절 기쁨을 안긴다. 설중매는 생명체의 위대함을 웅변으로 보여준다. 춘삼월 매화꽃은 그 꽃내음에 취해 혼몽하게 한다. 6월에는 농부들이 매화 열매 매실을 수확한다. 특히 최근 들어 참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매실즙·장아찌 등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애주가들이 숙취 해소를 위해 많이 찾아 인기는 점점 오르고 있다. 공해물질 해독에도 좋다고 알려지면서 매화 재배면적도 늘고 있다.
막바지 꽃샘추위 속에 전국 최대의 매화재배단지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 매화꽃바다를 이루었다. 26일 섬진강변 매화마을로 가는 길은 하루종일 전국에서 몰려든 자동차들로 수㎞나 메워져 있었다. 매화마을에는 50여년 전부터 밤나무 대신 100만㎡가 넘는 밭에 매화나무 수십만 그루가 심어졌다. 부근 산마을들도 온통 매화천지다. 1997년부터 매년 3월이면 매화축제가 열린다. 100만명의 인파가 한적한 남도 마을로 몰려든다.
섬진마을로도 불리는 매화마을은 드넓은 섬진강 은빛 백사장과 어울려 운취를 더한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는 한가로움을 선사한다. 매화꽃밭 사잇길에서는 도시인들이 매화향기에 취해 시간가는 것을 잊어버린다. 섬진강 물길이 빚어놓은 백사장은 시간이 1960년대쯤에 멈추어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백사장에서 쪼그려 앉아 손 한번 씻고, 모래성을 쌓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1-03-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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