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대통령’ 가능성에 월가 “나 떨고 있니”

‘샌더스 대통령’ 가능성에 월가 “나 떨고 있니”

입력 2016-02-04 16:55
수정 2016-02-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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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혁신을 주창하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월가로 대표되는 미국 금융권이 떨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은 3일(현지시간) “샌더스 의원의 민주당 후보 등극은 위험한 순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미국식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월가 개혁, 소득불평등 해소, 정치자금 개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달에는 기업의 탐욕 사례를 꼽아달라는 블룸버그통신의 질문에 다름 아닌 블랭크페인 회장을 꼽으며 “경제를 망가뜨린 다음 거액의 돈을 챙긴다”고 비판했다.

샌더스 의원은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돌아가며 정부 요직을 차지한 행태를 겨냥해 “‘샌더스 행정부’에선 골드만삭스가 재무장관을 배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한 적도 있다.

이날 블랭크페인 회장은 “샌더스 의원과 만난 적은 없으니 (블룸버그 인터뷰를)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부유층에 대한 샌더스 의원의 비판이 “개인적인 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고 위험한 순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월가 혹은 목표가 된 특정 계층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선을 벗어난 누구에게든 그럴 수 있다”고 경계했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민주당의 다른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고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를 지원하는 등 클린턴 부부와 오랜 연을 맺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3년 골드만삭스로부터 강연료 67만5천 달러(약 8억1천만 원)를 받아 이번 대선 경선 기간에 샌더스 의원의 맹비난을 사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CNN과 한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2015년 하반기에 모금한 2천530만 달러 중 1천500만 달러(약 180억 원)는 월가의 이익과 관련 있는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샌더스는 “클린턴 전 장관은 정치적·경제적 기득권에 속했다”며 “우리 캠프는 대중이 후원하고 클린턴 전 장관 캠프는 월가와 거대자본의 후원을 받는다. 매우 중대한 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 때는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했던 샌더스 의원은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꾸준히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지난 1일 열린 아이오와 주 당원대회에서 49.6%를 얻어 거물 정치인 클린턴 전 장관(49.9%)를 턱밑까지 쫓으며 ‘사실상 승리’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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