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지지.신뢰 없으면 활발한 외교 힘들어”
”개인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으면 참 바람직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내사정으로 바쁘시니 국무총리라도 오셨으면 했는데 총리가 공석이고, 외교장관도 문제가 생겨 사퇴를 하셔서 공석이고, 그래서 장관 대행이 오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집무실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문에 따른 외교 수장 공백상황으로 주요 유엔 외교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전세계 140여개국 국가원수가 참여하는 이번 유엔 총회는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한국으로서는 더 할 나위 없는 홍보의 장이자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한 당사국들간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이를 놓쳐 안타깝다는 우회적 언급인 셈이다.
반 총장은 “누가 참석하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한국의 위상과 국제사회의 기대가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외교부 특채 파문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 총장은 “국내 문제에 대해 코멘트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러나 37년간 외교부에서 봉직했고, 마지막을 장관으로 근무했는데, 최근 유장관이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제 생각으로는 외교부가 좀 더 냉정하게 조직 운영을 짚어보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서 보다 폭넓고 강력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특히 “외교의 객체는 외국이지만, 외교를 하는데 있어 국민의 지지와 적극적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외교력을 그대로 발휘하기가 어렵다”며 “이는 내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루 빨리 외교부가 조직의 안정을 찾아서 한국 국력에 걸맞은 활발한 외교를 펼치고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채 과정을 통해 외교부의 공정성 문제가 비판받고 있는데 이럴때일수록 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고 국민들도 따끔하게 공직자를 질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외교관들이 열심히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유엔본부=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