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얻으려다… ‘발’병 난 안상수

호남 민심 얻으려다… ‘발’병 난 안상수

입력 2011-01-27 00:00
수정 2011-01-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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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묘지 참배 갔다 상석 밟아 비난 봇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6일 또 구설에 올랐다. 이번엔 ‘말’이 아닌 ‘발’이 문제였다. 5·18 민주묘지 참배 과정에서 상석(床石·무덤 앞에 놓인 제단)에 발을 딛고 선 게 화근이 됐다. ‘보온병’, ‘자연산’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자초했던 안 대표가 또다시 시련 속에 내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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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석 딛고 선 안대표 구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도부와 함께 2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상석(床石) 위에 발을 올려놓은 채 박관현 열사의 묘비를 쓰다듬고 있다. 김무성(왼쪽) 원내대표가 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박재순(오른쪽 두번째) 전 최고위원과 박성효(오른쪽) 최고위원이 이를 지적하며 당황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상석 딛고 선 안대표 구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도부와 함께 2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상석(床石) 위에 발을 올려놓은 채 박관현 열사의 묘비를 쓰다듬고 있다. 김무성(왼쪽) 원내대표가 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박재순(오른쪽 두번째) 전 최고위원과 박성효(오른쪽) 최고위원이 이를 지적하며 당황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새해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나라당의 정치적 험지(險地)인 광주에서 열었다는 의미마저 퇴색됐다.

안상수 대표 체제 이후 첫 ‘광주행’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지역 민심 다지기’ 행보의 본격 시동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선 당 지도부의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는 남다른 의미가 실렸다. 그러나 안 대표가 박관현 열사의 묘비 상석을 발로 밟으면서 당 지도부의 ‘광주행’은 파문으로 일그러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이 나서 “이유를 막론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오십견 수술을 받아 어깨가 불편한 안 대표가 관리소장의 안내로 무리해서 묘비에 두 손을 올리다 보니 몸이 비석 가까이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과 ‘5월 단체’들의 비난을 막지는 못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상석을 밟은 것은 광주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것과 같다.”면서 “상석을 밟는 것은 본인 스스로 제물이 되겠다는 것과 같은데 이제 제발 제물이 되어 달라.”고 꼬집었다.

5·18 관련 4개 단체 역시 성명을 내고 “5·18 민주화 영령이 잠들어 있는 묘역의 상석을 밟는 것은 5월 영령에 대한 큰 결례이며, 정부 여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바른 행동이 아니다.”라면서 “크게 뉘우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구혜영·광주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1-01-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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