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 해소 관건..친이ㆍ친박 연대추이 주목
한나라당이 당직 인선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홍준표 대표는 1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ㆍ원희룡 최고위원의 격한 반발을 무릅쓰고 재선의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하는 새 당직 인선안에 대한 의결을 강행했다.
당장 유ㆍ원 최고위원은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철회투쟁’ 가능성을 시사, 새 지도부의 험로가 예상된다.
유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원 최고위원은 “전례없는 의사결정 강행에 전례없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당무 거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갈등이 비주류 대표와 ‘친박(친박근혜)ㆍ친이(친이명박) 연대’의 대립 구도로 진행돼 주목된다. 친박ㆍ친이의 한시적 연대로 받아들여지나, 향후 홍 대표에 대한 거센 견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당직 인선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한 홍 대표의 정치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홍 대표는 자신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정권 사무총장’ 관철을 위해 다른 당직에의 ‘캠프 인사 배제’, 사무총장의 공천 전횡을 막기 위한 국민경선제 도입 등의 절충안을 받아들인 상태다.
이 때문에 7명의 최고위원 중 유ㆍ원 최고위원을 제외한 5명의 만장일치로 당직 인선안을 처리할 수 있었고, 남은 과제는 유ㆍ원 최고위원의 반발과 지도부 내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성이 밖으로 새나오는 등 ‘김정권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막판 대치가 이어졌다.
홍 대표는 논쟁이 반복되자 “당직 인선안을 의결에 부치자”고 종용했고, 유 최고위원은 “민주적으로 해야 하지 않느냐. 왜 당당하게 하지 않느냐”고, 원 최고위원은 “그게 관행에 맞느냐”며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원 최고위원이 “캠프 인사는 안되고, 매관매직도 안된다”고 말하자, 홍 대표는 “그럼 ‘청와대 사무총장’을 또 하란 말이냐. 내가 최고위에서 논의하겠다고 청와대에 당당하게 통보했다”고 맞섰다.
동시에 홍 대표는 캠프 인사의 사무총장 발탁에 따른 공천 전횡 우려를 의식, “내년 총선에 나갈지, 안 나갈지 고민하고 있고, 내가 지역구를 받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어떻게 공천을 내 마음대로 하느냐”고 설득하기도 했다.
결국 절충이 이뤄지지 않자, 원ㆍ유 최고위원은 12시께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으며, 이후 당직 인선안에 대한 의결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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