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주인공…백기완 별세 눈물로 추모(종합)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주인공…백기완 별세 눈물로 추모(종합)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2-15 10:18
수정 2021-02-15 11:0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치인들 애도 메시지 이어져

이미지 확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최병수 화백의 작품 ‘장산곶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최병수 화백의 작품 ‘장산곶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15일 영면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1932∼2021)에 정치인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독재 정권과 싸운 ‘투사’이자 한국 민주·민족·민중운동의 ‘큰 어른’이었던 백 소장은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는 피신하던 백범 김구 선생을을 돌보았고, 이후 백 소장은 백범을 스승처럼 따랐다.

민중운동 진영은 그를 2차례에 걸쳐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추대했다. 군사정권 종식이란 국민적 염원 속에 치러졌던 1987년 대선에는 김영삼·김대중 ‘양김’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후보직을 내려놨으나, 1992년 대선에선 독자 민중후보로서 일명 ‘백선본’과 함께 완주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통일운동에 헌신했다. 하지만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2013년 울산 현대자동차와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현장, 2014년 충북 옥천 유성기업 등으로 가는 ‘희망버스’에 빠지지 않고 올라 백발에 한복 차림 투사는 힘을 보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백 소장에 대해 “내 청춘 시절의 큰 별”이셨다며 “박종철 추모식때 내 손을 꼭 잡아주셨던 두툼한 손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슬퍼했다.

강기정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백 소장과의 추억을 회고했다. 강 전 의원은 백 소장이 직접 노랫말을 쓴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내 청춘의 노래이자 험난한 시대를 넘어서야 했던 동지들의 노래. 그리고 끝내 국회 본회의장에서 불렀던 노래”라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 반대투쟁에 앞장서다 숨진 채 발견된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왼쪽) 여사가 2일 별세했다. 사진은 2012년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서 열린 ‘장준하 공원 제막식 및 제37주기 추도식’에서 추모 부조를 만지며 포즈를 취하는 고인과 백기완 선생.  연합뉴스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 반대투쟁에 앞장서다 숨진 채 발견된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왼쪽) 여사가 2일 별세했다. 사진은 2012년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서 열린 ‘장준하 공원 제막식 및 제37주기 추도식’에서 추모 부조를 만지며 포즈를 취하는 고인과 백기완 선생.
연합뉴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백 소장의 시 ‘묏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의원은 ‘재야’란 단어도 백 소장이 처음 썼으며 그 뜻에 대해 “인권이 침해당하고 자유가 박탈당하는 거친들에 곡식과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라 풀이했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돌이켜보면, 선생님께서는 항상 앞에 서 계셨던 것 같습니다”라며 “그 그림자를 좇아가기에도 벅찼던 분. 시대의 등불을 이렇게, 또 잃었습니다”라고 애도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평생을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통일세상을 위해 투쟁해오신 백기완 선생님이 첫 새벽에 운명하셨습니다”라며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 소중한 가르침 잊지않겠습니다”라고 부고를 전했다.

그는 “파렴치한 권력에 맞서는 길은, 모든걸 걸고 제대로 싸우는것이 왕도다. 우리가 힘들면 기득권 간나새끼들도 힘드니 더 힘을 내라”라고 했던 백 소장의 생전 말씀을 눈물로 새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